포항공대 시스템생물학 박사, 마크로젠 9년차 직장인을 거쳐 쓰리빌리언의 CBO인 Genie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바이오산업에 몸담게 되셨나요?
Genie: 첫 회사생활은 우연한 기회였어요. 고등학교 선생님 덕분에 생물학에 흥미를 느껴 공부하게 됐고, 박사까지 받은 후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마크로젠에서 “NGS 기반 연구프로젝트”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채용하는 걸 보게 됐죠. 당시 NGS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유전체 기반의 연구도 활성화되던 시기였거든요. ‘배울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해서 시작한 게 지금의 회사생활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회사 생활은 어떠셨나요?
Genie: 연구할 때와는 다른 만족감이 있었어요. 연구는 깊이를 더하는 일이라면, 회사는 알고 있는 지식을 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그것을 활용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이더라고요. 재미와 만족감이 커서 꿈꾸던 포닥의 길도 접고 회사에 남았어요. 원래 똑같은 일을 꾸준히 잘 해내기 보다는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고 크게 겁내지 않는 성향인데, 그 점이 잘 맞았던 거 같아요.
마크로젠에서의 경험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Genie: 8년 3개월을 한 회사에서 보냈는데, 회사 안에서도 여러 번 새로운 도전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연구를 하던 제게 세일즈는 상상도 못 한 일인데, 기술을 전하고 돈을 버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요. 전략기획을 할 때는 사업에서 고려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시야를 넓혔고, 신사업을 하면서는 그것들을 실제로 적용해 보며 학습하게 됐어요. 돌이켜보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회사가 많은 기회를 주고 신뢰해 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리빌리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Genie: 잠시 쉬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을 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기를 바랐어요.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을 떠나서요. 쓰리빌리언은 마크로젠에서 시작하던 단계부터 성장하는 걸 봐와서 함께 일할 사람들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무엇보다 유전체 기술이 가장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희귀질환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끌렸어요. 그리고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하고 방향성도 굳건했어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은 사업성을 갖추는 과정에서 방향을 잃고 초기 목적과 다른 길로 가는 경우가 더러 있잖아요. 하지만 쓰리빌리언은 다르다고 생각해 합류를 결정했어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Genie: 10년 뒤의 제 모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좋은 관리자로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조금 더 다양한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경험해 보니 아무래도 스타트업이 도전의 기회가 많고, 노력한 결과도 빠르게 느낄 수 있어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성취감은 훨씬 큰 것 같아요.

쓰리빌리언의 장점과 단점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나요?
Genie: 아직 작은 조직이지만 좋은 동료를 채용하려고 하는 점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하는 주체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회사 내에 서로 존중하고 의견에 귀 기울이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데,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이라기보다는 최근에 조직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겪기 시작한 성장통이 있어요. 그래서 현재의 자율성을 유지하되, 규모의 성장에 맞는 체계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체계가 없어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이나 비효율성을 지우고 단단한 조직의 모습을 갖춰나가길 기대하고 있어요.
현재 3billion의 세일즈, 마케팅, 디자인팀 (이하 세-마-디)을 총괄하고 있는데요. 세-마-디 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Genie: 일단 세일즈와 마케팅, 디자인이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각각 구분되어 운영하는 곳이 많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하는 시대가 되면서 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팀원들도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기보다는 각 영역을 연결하는 힘을 키우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팀은 생명과학 전공자, 유학파, 한국인보다 띄어쓰기를 잘하는 외국인 등 이력도 특성도 다채로워요. 회사 내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는 팀이죠.
어떤 리더가 되고 싶나요?
Genie: 책도 보고 강연도 들으면서 좋은 리더가 무엇인지 아직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그런데 결국 하나의 정답은 없는 거 같아요. 과거의 제 리더쉽이 정답도 아니고요. 지금도 우리 팀원들에게 주어야 할 리더의 모습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모두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기 때문에 각자의 장단을 파악해서 이를 조율하고 강점을 키워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성장의 기회를 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쓰리빌리언에 직급체계는 없지만, 매니징과 같은 soft skill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부분을 도와주고 싶고, 다른 무엇보다 일하고 싶은 분위기와 기반을 잘 만들어주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세마디팀에서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Genie: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용기와 그걸 채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겠죠. 생명공학 전공자면 더욱 좋겠지만 전공이 중요한 건 아니에요. 일하기 위해서는 흥미를 느껴야 하고 산업 군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기 때문에, 비전공자에게는 큰 챌린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도 저는 본인 의지와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쓰리빌리언이 본격적인 세일즈를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저희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단계가 되었어요. 이 로켓에 함께 타서 달릴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